자식을 사랑한 죄
손자가 돌을 지나니 부쩍 자란다. 네발기기로 안가는 곳이 없다. 손에 닿는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 없다. 손자 돌보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다. 이제는 의사 표현도 조금씩 하기 시작해서 좋고, 나쁨, 싫음을 표정과 소리, 동작으로 알린다. 손자와 의사소통이 조금이라도 되는 점은 손자보는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손자와 의사소통이 이루어 지면서 신기한 일이 생겼다. 며느리나 할머니가 싫은 일을 시킬때, 갖고 싶은데 안 줄때, 손자는 할아버지인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제일 어른이니 누군들 내 말과 뜻을 거역할 수 없다. 어린것이 무리의 서열 우위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아 보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으려 하는지 신기한 일이다. 나는 손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거절할 수가 없다. 오히려 어떠한 잘못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