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손님 윗층에 세들어 살고 있는 아기 엄마가 찾아 왔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외출을 하는데 아기를 데리고 갈 수 없는 자리라 한나절만 부탁 한다며 네살난 여자아이를 맡겼다 한 건물에 살면서 그만한 일 쯤이야 거들고 사는게 도리라 생각하고 반갑게 승락했다 꼬마손님은 집에 드나들며.. 생원일기 2017.02.01
아들과 술 한잔 설을 쇠러 아들이 왔다. 소박한 선물을 내놓으며 애써 웃으려고 하지만 어른 눈을 속일 수는 없다. 흙수저, 헬조선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 청년 30대가 겪는 아픔과 고통을 우리 아들이라고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직장에서 일이 힘들고, 인간관계가 꼬이고, 박봉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마.. 생원일기 2017.01.30
노래방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술취한 한놈이 노래방에 가자고 난리를 친다. 친구들 거의 모두가 노래에는 별로 흥미가 없는 친구들이다 나와 우리 마누라는 싫은게 아니라 질색이다 나야 원래 목소리가 쉬어터진데다 가늘어서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싫다. 마.. 생원일기 2017.01.24
마누라 호칭 아들과 며느리가 다니러 왔다. 그런데 아들이 며느리를 보고 "여보"라고 자연스럽게 부른다. 혼인 신고서에 잉크도 안 마른 아들이 며느리를 보고 여보라고 부르니 내 기분이 이상하다. 우리는 결혼 30년이 훌쩍 넘는 지금 까지 여보, 당신이라는 말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연애기간이 .. 생원일기 2017.01.23
겨울이 싫다 올 겨울 처음으로 눈 덮힌 주막공원 창 밖으로 보이는 눈 덮힌 주막공원이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보고 있는 것은 좋아도 겨울은 추워서 싫다 뽀로로가 사는 눈 덮힌 오두막이 따듯해 보여서 우리집도 눈이 덮히면 따듯할 줄 알았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린 눈 덮힌 오두막에서 난로를 피.. 생원일기 2017.01.21
소 도둑 오늘 아침은 뿌연 안개가 하늘에 가득하다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는 몰라도 앞이 잘 안 보이고 마음도 울적하게 하는 그런 아침이다 아침에 들려 오는 우울한 뉴스로 옛날 이야기가 생각난다. 시골마을에서 농부가 소를 잃어 버렸다. 농부는 이날도 평소와 같이 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생원일기 2017.01.19
평소의 습관 손자를 아들 아파트에 데려다 주고 집에 오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유치원 가방을 멘 여자아이와 젊은 엄마가 타고 있었다. 문이 열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내가 들어서자 여자아이는 공손하게 "안녕하세요" 라고 배꼽인사를 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 생원일기 2017.01.18
모기 겨울철에 때 아닌 모기 한 마리가 날아 다닌다. 마누라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모기라고 한다 마누라는 모기를 잡으려고 난리다. 모기만 보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모기를 잡아야 다음 일을 한다 나는 모기가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 여름철 모기가 많고, 모기가 사람을 물 때도 나는 모.. 생원일기 2017.01.17
싸움의 기술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마누라에게 들켰다. 마누라가 여우눈을 하고 딱따구리처럼 쪼아대기 시작한다. 건강에도 나쁘고, 쓸데 없는 돈 쓰고, 아기 키우는 집에서 할 짓이냐, 냄새 난다 등등..... 한두번 당하는 일이 아니다. 가만히 있으면 하루 종일 닥달이 뻔하다. 대들어 봐야 나만 .. 생원일기 2017.01.14
냉장고 정리 마누라가 냉장고 냉동실 물건을 꺼내 놓고 나를 불렀다. 반찬거리를 찾다가 냉동고 내용물이 쏟아져 할 수 없이 청소를 해야 한다며 도와 달란다. 그러지 않아도 냉동실에서 물건을 찾으려면 너무 꽉 차서 찾을 수도 없고, 무엇 하나 넣을 틈이 없어서 정리를 하라고 여러번 말 했었다 냉.. 생원일기 201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