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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배움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지급되는 돈을 장학금이라고 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지급되는 것이 관행이다. 아들이 장학생이라는 말은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대표적 자식 자랑이다. 받은 돈이 아니라 공부를 잘해서 자랑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학업을 계속하라고 지급되는 장학금도 있다. 사회안전망이다. 공부를 못해도 학교에 나오는 것이 기특해서 주는 장학금도 있다. 그런 뉴스가 있어 알았다. 나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성적이 항상 하위권이었다. 수업료를 못 낼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렵지도 않았다. 장학금을 한 번도 못 받은 이유다. 아들도 아비를 닮아서 공부에는 소질이 없었다. 내가 그랬으니 아들에게도 공부하라는 소리를 못 하고 내버려 두었다. 굼벵이 구르는 재주는 있어서 어렵게 대학은 갔다. 공부는 못해도 ..

생원일기 2019.09.08

死必卽生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마누라가 그 꼴이다. 뉴스에서 너도, 나도 나서서 내가 충무공이라고 설쳐대니 마누라도 내가 충무공이란다 충무공 사당인 현충사가 있는 염치읍에 집안 종산이 있다. 명절이나 제사 때에는 현충사 앞을 걸어서 성묘를 다녔다. 중, 고등학생 때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충무공을 정신적 지주로 숭배해서 현충사가 성역이었다. 봄 소풍은 충무공 탄신일에 맞추어 의무적으로 현충사행이었다. 교장 훈화와 역사 시간에도 충무공 교훈은 단골 메뉴였다. 난중일기를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숙제도 있었다 군대에 갔다. 신병티를 못 벗은 졸병 시절 중대장 교육 시간이었다. 중대장이 칠판에 死必卽生 生必卽死라고 휘갈겨 쓰고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다. 모든 병사가 멍하니 앉아 있을 때 현충사가 고향..

생원일기 2019.08.11

상수리나무의 상흔

공원에서 베트남인 가족이 상수리나무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베트남에서 연구단지에 유학 온 과학자 가족이다. 여름에 잎이 무성하다가 겨울이 오면 낙엽이 지는 나무는 아열대 지방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존재다. 과학자 아버지가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휴일에 산책을 나온 모양새다. 공원에는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여럿 있는데 한결같이 가슴 높이쯤에 수술 자국 같은 깊은 상흔이 있다. 과학자 아버지와 아이는 상수리나무 상처를 만져보기도 하고 상처 구멍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관찰 중이다 베트남 가족 옆을 지나가는데 초등학생 아들이 나를 불러 세웠다. 한국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국 아이들은 한국말을 잘해서 우리나라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초등학생은 상수리나무에 있는 상처 구멍이 왜 생긴 것이냐고 물었다. 다른 ..

생원일기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