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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빤쓰

황당함이 신기함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찜질방에 갔다. 추운 날, 단독주택에 사는 나의 추위 피난처는 찜질방이다. 불가마에서 흥건히 땀을 흘리고 황토방에 누워서 쉬고 있을 때다.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던 할머니가 돈을 잃어버렸다고 구시렁거렸다. 잠을 자거나 누워있던 사람들이 일어나 떨떠름히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는 함께 온 딸에게 목마르면 음료수를 사 먹으려고 자꾸 빤쓰에 넣어둔 돈이 없어졌다는 말만 반복했다. 목욕하고, 찜질복으로 갈아입고 황토방에서만 있었으니 여기서 빨리 찾아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누워있던 매트 밑을 들춰보고 옷도 털어 보며 혹시라도 흘린 돈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허사였다 찜질방에서는 현금과 핸드폰 분실 사고가 자주 일어나니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

생원일기 2019.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