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 TV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 마누라가 저녁 준비를 하다가 내게로 왔다 내게로 와서는 젓가락으로 두부조림을 입안에 넣어 준다. 늘 하던 짓인데 오늘 두부조림은 맛이 별로다. 마누라가 먹을만 하냐고 물었다. 맛이 없다고 하면 마누라가 성질을 낼까봐 그냥 먹을만 하다고 했다. 대답이 시.. 생원일기 2017.12.02
냉장고 마누라가 큰 냉장고를 샀다. 며느리 냉장고를 그렇게 탐내더니 며느리를 들인지 3년만에 냉장고를 산 것이다. 냉장고를 고르면서 마누라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며느리 냉장고 보다 신상이고 기능도 좋은 것을 찾았다. 며느리 냉장고 보다 좋은 것을 사겠다는 집념이었다 이미 냉장고가 2.. 생원일기 2017.12.01
아기 밥 먹이기 아기에게 밥을 먹이던 마누라가 성질을 내며 일어선다. 아기가 밥을 안 먹는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아기에게 밥을 먹여 보기로 했다 나는 아기 앞에 앉아서 밥을 수저에 떠서 아기 입으로 가져 갔다. 아기가 입을 벌리지 않아서 내가 먹었다. 맛있다. 아기가 입을 벌리면 아기를 .. 생원일기 2017.11.30
마누라 머리 마누라가 미장원에서 머리를 자르고 왔다 나 보고 예쁘냐고 물었다 나는 마누라 머리에 관심이 없다 자르건, 기르건, 볶던, 염색을 하건 관심이 없다 그래서 건성으로 바라보며 말없이 웃기만 했더니 마누라가 다시 나갔다. 한참 후 마누라가 들어와서 머리를 더 짧게 잘랐는데 예쁘냐고 .. 생원일기 2017.11.29
돼지저금통 책상 위에 있던 돼지저금통이 없어졌다. 나는 주머니에 동전을 넣지 않는다 돈 구실도 못하는 것이 무겁기도 하고 소리까지 나서 싫다 동전이 생기면 그때 그때 책상 위에 있는 돼지저금통에 저금을 한다. 마누라는 부자다. 돈이 많다. 돈이 많으니 지폐 넣는 지갑, 동전 넣는 지갑이 따로.. 생원일기 2017.11.28
마누라의 외출 마누라가 모처럼 외출을 한다. 아침부터 씻고, 말리고, 바르고 난리다. 이때 까지는 마누라 기분이 좋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옷장 앞에 서면 성질을 낸다. 꽉찬 옷장이 모두 마누라 옷인데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이다. 성질을 내면서도 마누라는 옷장 안을 열심히 뒤지고 찾는다 나는 .. 생원일기 2017.11.27
수능 수험표 마트에서 마누라가 친구의 딸을 만났다 친구의 딸은 용케도 멀리서 마누라를 알아보고 다름질쳐 달려왔다 어려서 부터 알던 사이라 스스럼도 없고 이모라고 부르며 따르는 워킹맘이다 친구 딸은 만나자 마자 카트를 뒤적여 마누라가 산 물건을 검사부터 한다 친구 딸은 마트의 매장을 .. 생원일기 2017.11.24
사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북한병사 귀순장면 영상이 공개되었다 세간에 떠돌던 풍문과 의혹이 사진 한장으로 해소되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으로 소상한 자료들을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공부할 때는 모르는 것이 있으.. 생원일기 2017.11.23
동안거(冬安居} 우리집은 오늘 부터 벚꽃이 필때 까지 동안거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글의 뜻이 좋아서 김장을 담근 다음 날 부터 추운집에서 사는 우리는 서로 동안거라고 위로하면서 산다 동안거는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음력 10월 15일 부터 다음해 1월 15일 까지 불가에서 승려들이 외출을 삼가하고 .. 생원일기 2017.11.20
기다림 기다림 오마고 하고 간 말 기다리란 의미가 무서리 녹이며 칼바람 품으며 얼굴 내밀고 서 있는 이유다 내 귀는 마음의 소리만 듣는 귀 기다리다 지쳐서 파랗게 멍든 마음 한조각 낙엽되어 얼굴을 덮고 오라고 하는 말 기다린다는 말이 되어 먼 산 돌아 하늘 울려 나만 듣는다 지친 마음이 .. 생원일기 20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