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290

유통기한

아내는 저녁 늦게 마트에 간다. 낮에는 빈둥거리다 왜 어두운 저녁에 장을 보러 가느냐고 나무랐더니 그때가 에누리하는 물건이 많은 시간이란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퇴근 시간에 맞추려고 그러는가 싶었는데 아내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었다. 신선 채소나 생선, 떡, 과일은 유통기한이 짧은데 하루를 넘겨서 상할 염려가 있는 상품은 늦은 저녁에 평상시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다는 것이다. 상품으로는 조그만 흠결도 팔 수 없는 물건이지만 가정에서는 잘 손질하면 먹는 데는 문제가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여행을 갔다가 차가 몹시 막혀 이슥한 저녁에 집에 도착한 적이 있다. 식당도 문을 닫을 시간이고 밥을 해서 먹기에는 너무 지쳐서 문을 닫기 직전인 마트를 갔다. 식품매대가 썰렁하게 비어 있었지만 몇 가지 남은 음식은..

생원일기 2017.12.20

10원짜리 동전

길을 가다가 10원짜리 동전을 주웠다. 아내는 더럽게 그런 것을 왜 줍느냐고 가재눈을 한다. 주운 10원짜리 동전은 황동주화였다. 화폐가치는 10원이지만 주화 재료인 구리 가치는 30원이나 되는 기이한 동전이다. 10원짜리도 돈은 맞지만 경제활동에서 거의 사용을 하지 않으니 요즘에는 보기도 힘들다. 새로 나온 10원짜리 동전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서 너무 가볍고 모양도 이상해 양복 단추만도 못하다.. 그래서 길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은 아이들도 줍지 않는다 1973년 11월 26일에 공무원이 된 나의 첫 봉급은 40원이었다. 노란 봉급봉투에 기본급과 수당 몇 가지를 더해서 봉급액이 나오고, 세금 등 공제금을 빼고 난 실수령액이 40원이었다. 공무원으로 5일을 근무하고 받은 내 첫 봉급봉투에는 10원짜리 ..

생원일기 201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