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저녁 늦게 마트에 간다. 낮에는 빈둥거리다 왜 어두운 저녁에 장을 보러 가느냐고 나무랐더니 그때가 에누리하는 물건이 많은 시간이란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퇴근 시간에 맞추려고 그러는가 싶었는데 아내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었다. 신선 채소나 생선, 떡, 과일은 유통기한이 짧은데 하루를 넘겨서 상할 염려가 있는 상품은 늦은 저녁에 평상시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다는 것이다. 상품으로는 조그만 흠결도 팔 수 없는 물건이지만 가정에서는 잘 손질하면 먹는 데는 문제가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여행을 갔다가 차가 몹시 막혀 이슥한 저녁에 집에 도착한 적이 있다. 식당도 문을 닫을 시간이고 밥을 해서 먹기에는 너무 지쳐서 문을 닫기 직전인 마트를 갔다. 식품매대가 썰렁하게 비어 있었지만 몇 가지 남은 음식은..